후배 괴롭힘과 폭언의 대가가 사실상의 불명예 은퇴로 돌아왔다.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이 페퍼저축은행을 떠난다.

페퍼저축은행은 2월 2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페퍼는 내부조사를 통해 오지영 선수의 인권침해 행위 사실을 파악했다. 상벌위의 징계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금일 부로 오지영 선수와 계약을 해지한다＂라고 밝혔다”고 발표했다. 앞서 KOVO는 2차 상벌위를 열어 오지영에게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부과한 바 있다.

2006~07시즌 도로공사에서 데뷔한 오지영은 16시즌 동안 446경기에 출전한 장수 리베로다. 지난해 페퍼저축은행에 합류한 뒤에도 꾸준히 주전 리베로로 활약했고, 이번 시즌에도 V리그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국가대표로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20 도쿄올림픽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4강 신화’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시즌이 한창인 지난 22일 선수단 내 괴롭힘 문제가 불거졌다. 고참 선수의 괴롭힘과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한 후배선수가 시즌 도중 임의탈퇴로 팀을 떠난 사실이 제보를 통해 알려지면서, 오지영의 후배 괴롭힘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KOVO는 23일 1차 상벌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고, 이날 오전 연맹 대회의실에서 오지영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회 2차 상벌위를 개최했다. 이날 상벌위에는 오지영과 피해자로 지목된 선수가 재출석했고, 페퍼 관계자도 소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결과는 1년 자격정지 중징계. 상벌위는 “오지영의 행위가 중대한 반사회적 행위라 판단했다. 프로스포츠에서 척결되어야 할 악습이다. 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재하려 한다”면서 “선수인권보호위원회규정 제10조 제1항 제4호, 상벌규정 제10조 제1항 제1호 및 제5호, 상벌규정 별표1 징계 및 제재금 부과기준(일반) 제11조 제4항 및 제5항에 의거해 오지영 선수에게 『1년 자격정지』의 징계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페퍼 구단도 KOVO의 결정을 존중했다. 페퍼는 보도자료를 통해 “먼저 구단 내 불미스러운 일로 AI페퍼스를 아껴 주시는 팬 여러분과 배구연맹 그리고 배구 관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내부조사를 통해 오지영 선수에 의한 인권침해 행위 사실을 파악 후, 곧바로 선수단에서 배제하고 배구연맹에 이를 신고하였다”면서 “상벌위원회 징계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금일 부로 오지영 선수와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선수들의 권익 보호와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오지영은 상벌위 결과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자격정지와 계약해지 철퇴를 맞으면서, 사실상 불명예 은퇴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구단마저 오지영의 가해 사실을 인정한 만큼 상벌위 결과에 항소해도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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